최근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인한 어린이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병으로 입원하는 환자수가 평소와 다르게 가파르게 늘자 의료계에서는 자칫 의료대란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어떤 병인지 원인과 증상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현재 유행정도가 얼마나 심각한 상태인지와 의료계 대처 현황까지 살펴보겠습니다.
마이코플라즈마 폐렴 원인과 증상
얼마 전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크게 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요즘 우리나라도 이 병으로 환자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마이코플라즈마는 새로 생긴 병은 아닙니다. 주로 5~9세 사이의 소아가 잘 걸리는데, 우리나라에서도 3~4년을 주기로 유행해 오던 병이지요. 다만 지난 3년간은 코로나19 거리 두기로 인해 발병빈도가 주춤했던 터라, 이 병의 이번 유행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호흡기 질환은 바이러스성 질환인데 비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은 마이코플라즈마 뉴모니아(Mycoplasma pneumonia)라는 세균에 의해 발병합니다. 이 세균에 감염되면 증상이 나타나기까지 보통 2~3주, 길면 4주까지 걸리기도 합니다. 다른 호흡기 질환에 비해 잠복기가 상당히 긴 것이 특징입니다.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날 때는 감기와 비슷하게 열이 나고 기침, 재채기를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콧물과 인후통을 겪고 가슴이 답답해집니다.
이처럼 감기나 독감 등의 증상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걸렸는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의심해 보아야 하며, 엑스레이 촬영으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이코플라즈마는 감염되어도 그리 심하지 않게 지나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폐렴까지 이어지지 않고 빠르면 일주일 만에도 좋아지는 환자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폐렴으로 악화되더라도 항생제를 적절히 처방하면 굳이 입원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병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다면 요즘 이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입원하는 어린이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의료계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균이 기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생긴 것이 최근에 입원 환자가 늘어난 원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 유행의 심각성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으로 병원을 찾는 어린이 환자의 수가 두 달 전부터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병은 3~4년마다 유행하는 4급 법정 감염병으로 어린이 세균성 폐렴 중에 흔한 질병이긴 합니다. 다만 이번 유행이 위험하다고 말하는 이유는 증세가 심한 환자가 예년보다 훨씬 많다는 것입니다.
성인과 달리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을 치료하기 위해 어린이에게 투여하는 항생제는 마크로라이드 계통 한 가지뿐입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마이코플라즈마 세균이 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폐렴으로 발전한 어린이 환자가 제대로 치료가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연구 결과를 참고하자면 내성이 생겼을 때 폐렴증세 악화로 중환자실로 입원할 위험이 무려 500%나 치솟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연구에서도 마이코플라즈마 입원 환자를 조사했을 때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가 78%로 증가했다고 합니다.
최든 과학 학술지 네이처에서도 중국에서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이 확산하는 이유가 이 세균이 항생제에 내성이 생겼을 가능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의료계 대처 현황
심상치 않은 환자 증가세에 최근 국내의 소아과 의사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지금은 계절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이 독감에 걸려 병원에 많이 방문하는 때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어린이 환자 치료에 모든 소아의료 자원이 총동원되고 있어도, 진료를 받으려면 환자와 보호자가 2~3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만약 이때 마이코플라즈마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된다면 국내 소아과 의료 인프라 여건 상 소아진료 대란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학교나 어린이집, 유치원 등에서의 집단생활 특성상, 대응이 소홀하면 순식간에 유행이 확산할 것이라는 점도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질병관리청은 현재 국내 상황은 충분히 감당할 만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 상황과 의료계의 우려를 반영해서 항생제 및 입원환자 병상을 확보하는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치료제 확보를 위해서는 내성이 있는 항생제 대신으로 소아 연령에게는 금기 약물인 테트라사이클린제나 퀴놀론제를 중증 어린이 환자에게 쓸 수 있는지 여부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또한 혹시나 어린이 입원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상황을 대비하여 병상이 부족하지 않게 보건복지부와 연계하여 방상 상황을 공유하며, 필요시 요양병원 등을 활용하여 추가 병상을 확보하는 계획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글에서는 최근 유행하는 마이코플라즈마 폐렴에 대한 심각성 및 대처 현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마이코플라즈마는 백신이 없습니다. 다른 호흡기 질병 예방과 마찬가지로 손 씻기와 기침 에티켓 및 마스크 착용이 현재로선 가장 중요한 예방법입니다. 그리고 이 병은 걸렸다가 나아도 또다시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치료를 통해 증상이 사라졌어도 3~4개월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옮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 주시기 바랍니다.
코로나19 만큼은 아니겠으나, 그 팬데믹 기간을 버티며 다져온 경험과 지식의 일부분 정도는 다시 상기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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